Commission

Cho Hyunseo

Artist

Pygmailion Project
2023.9.15﹣10.15
Tue﹣Sun‚ 12﹣7pm

‘아름다움’이라는 주관적인 감각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피그말리온 프로젝트(Pygmalion Project)는 작가 자신의 미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 WWF와 14번째로 함께하는 친구, 작가 조현서는 디지털 기술과 설치 미술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AI, VR, 3D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현실과 가상 사이에 위치한 현대인의 모습을 포착하고 이를 기록하고 익숙하지만 모호하게 부유하는 가상의 세계를 설치 미술의 형태로 실체화하여 현실에 제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가상 세계를 실제로 감각할 수 있게 하며 둘 사이를 매개한다. 얼핏 ‘테크니컬(technical)’한 작업으로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인간’과 ‘감성’에 대한 큰 관심이 자리한다. 피그말리온 프로젝트 또한 AI 기술을 활용한다. SNS 속 수많은 이미지의 양상을 학습한 AI가 도출하는 새로운 이미지를 거대한 영수증 폭포로 끊임없이 뽑아내는 전작 에서 이미지 해석 과정에서 드러나는 AI의 순수성과 편향성을 발견했다. 피그말리온 프로젝트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작가의 취향을 역추적 하는 과정이다. 초기의 AI는 입력된 데이터를 어떠한 의미도 갖지 않는 숫자값으로 해석한다. 가로, 세로의 픽셀값, 색상 정보로 표시되는 이미지에는 사회적 통념, 내재된 의미 등은 배제되었다. 그러나 특정한 의도로 데이터를 선별하여 입력하면 그 편향된 시각과 취향까지 하나의 정보로 학습한다. 여기서 작가는 인간의 취향이 구축되는 과정과 유사한 지점을 발견하고 본인의 감각을 복제했다.

﹤Galateia_Poster﹥, Resin, 30 x 42 x 3 cm, Edition of 10, 2023

조현서는 자신에게 아름답게 느껴지는 10,000 개의 이미지를 입력한다. 작가의 미감을 학습한 AI는 이에 상응하는 이미지를 새롭게 생성한다. 이 이미지들은 34개의 체계로 분류되어 각각의 데이터값으로 저장된다. 이로써 머릿속에만 추상적으로 자리하던 감각을 꺼내어 칸칸이 나누어진 팔레트에 담는다. 이렇게 완성된 팔레트에서 직접 물감을 고르고 섞어 ‘갈레테이아’를 완성한다. 작가는 이 프로그램에 ‘피그말리온’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신의 이상향을 조각한 피그말리온. 여기서 AI는 갈레테이아를 만드는 날카로운 조각도가 된다.

전시장은 앞선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작업실로 꾸려진다. 3층에 위치한 하얀 책상은 실제 작업실에서 쓰는 책상으로 ‘피그말리온 프로젝트’가 생성한 이미지들과 작은 조각, 책 등이 널브러져 있다. 작가는 갈레테이아의 원형을 구상하기 위해 자신만의 팔레트를 사전으로 제작하여 한 장 한 장 넘겨 보았다. 수많은 이미지들 사이에서 자신이 원하는 요소를 고르고 조합해 여러 개의 스케치와 모형을 제작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은 3층 테라스 공간에서 실제 작업으로 보여진다.

실제 페인팅 작업을 하는 공간을 옮겨놓은 테라스는 판형과 완성된 작업들이 겹쳐 있다. 작가는 여러 개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조립한 뒤 이를 실크스크린으로 제판하고 그 위에 스프레이를 덧뿌려 페인팅 갈레테이아를 완성한다. 관람객은 하늘과 맞닿은 곳에 위치한 갈레테이아를 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올려다 본다.

﹤Galateia﹥, Spray on Silk, 300 x 172.7 cm, 2023
﹤Galateia﹥, Loop Video, 3 min 30 sec, LED, Variable Size, 2023

원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가상 페인팅과 그 작업에 차용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3층과 테라스 공간에서 작업 과정과 현실에 구현된 결과를 볼 수 있었다면 4층에서는 ‘디지털’이라는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갈레테이아와 팔레트를 만나게 된다. 특정한 형태에서 분리되어 용해된 이미지는 하나의 물감이 된다. 이제 획을 그을 수 있게 된 이미지는 가상 공간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형태의 갈레테이아로 탄생한다. 관람객은 천천히 회전하는 화면 앞에서 그 일면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미감’이라는 인간만의 감각, 특히 자신의 미감에 대해 고찰함과 동시에 AI 기술을 예술이라는 영역에서 활용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인간과 기술, 어느 한 쪽이 아닌 적당한 자율성과 통제 하에 둘의 협업으로 완성되는 작품을 통해 이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Pygmalion Project ﹣Palette Dictionar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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