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ission

EIM

Artist

LAYERED WORKS


2026. 03. 21 - 04. 12
Tue - Sat 11AM - 8PM | Sun 1PM - 8PM

사람의 마음을 투명하게 보고 싶다. . 어릴 적부터 나는 타인의 진심과 의도를 파악하는데 서툴렀다. 관계 속에서 반복되는 감정의 충돌과 유예, 그리고 왜곡은 자연스럽게 사람의 마음과 감정의 구조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는 마음을 투명하게 보려는 시도이자 그 과정의 기록이다.

사람의 마음은 결코 단일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개인적인 경험부터 사회적 맥락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위를 통과하며 서서히 드러난다. 정리되어 있기보다는 불규칙하고 랜덤하며, 우리가 ‘진심’이라고 부르는 감정 역시 결국 레이어들이 중첩된 결과에 가깝다.

90-00년대 셀 애니메이션의 날카로운 선으로 그려낸 눈과 초상은 감정을 가장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이다. 또한 최소한의 형태로 인간을 들여다 보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접근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디지털 드로잉에서 시아노타입 과정을 거치며 분리된다. 픽셀 단위로 완벽하게 통제되던 차가운 형상은 빛과 시간, 물리적 조건을 통과하며 불완전해지고, 예측할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는 하나의 원본을 재현하기보다, 여러 조건과 레이어가 중첩된 결과로 남는다.

이후 잉크와 연필로 다시 개입하는 과정은 이미 한 차례 멀어진 이미지를 붙잡으려는 시도이자,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선명하게 보고자 하는 노력과도 같다. 그러나 인물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그저 여러 흔적이 겹쳐진 상태 그대로 보여진다. 겹쳐지고, 어긋나고, 변형되는 과정 속에서 여러 층위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미지는 불완전함이 아닌 감정의 구조, 그 자체에 가깝다.

이 전시는 하나의 명확한 진심이나 결론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매순간 부딪히며 살아가는 감정들에 대한 탐구이자 가감 없이 기록한 일종의 아카이브다.